전세계적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어떻게 대비할까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미 확정된 사실입니다.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12년 후인 2035년 즈음에는 인도와 같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내수시장의 축소, 노동인구의 부족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한국, 그리고 다른나라에서도 인구 감소를 매우 중요한 문제사항으로 여기고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그다지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국가들이 제시하는 여러 정책의 방향성 중 몇몇은 "국가의 존립을 위해 인구가 필요하다"를 노골적으로 내포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는 매우 효과없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눈앞의 삶을 힘겨워하는 젊은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국가를 위해 아이를 낳으라는 메시지에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지나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니까요.
줄어가는 생산가능인구는 경제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 어떻게 각자도생해야 할 지 알아보겠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4개 국가
앞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는 나라는 한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OECD 생산가능인구 평균치는 2023년 현재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경제가 약화되는 나라에서 젊은 연령층이 이탈하여 여건이 양호한 나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젊은 이민자를 자국 경제로 끌어들이는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2050년 경에는 생산가능인구가 현재의 80.4% 규모를 유지할 것이고, 이탈리아는 현재의 80.8% 정도로 예측됩니다. 독일은 85.1%, 일본은 가장 낮은 61.8%를 기록하리라 예상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경제를 약화시키고 사회적 부양비율을 가중시킵니다. 내수경제의 축소, 높은 세금 부담은 젊은 연령층의 노동의지를 저하시킵니다.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젊은 연령층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이민자, 노동자를 흡수하여 더욱 발전하겠죠.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응책 : 각 분야의 생산성 증가 필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시장과 경제가 약화됩니다. 다만, 수명연장과 문화소비의 다양화로 고령인구의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시장 축소에 걸리는 시간은 인구감소속도 대비 상대적으로 좀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인력은 줄어드는데 국가가 시장과 경제 규모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가능한 방법은 산업과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생산성을 올리는 겁니다. 정년 연장은 당연하고요.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적은 인력으로 동일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력 대비 보다 많은 산출량을 내야한다는 결과는 같습니다. 노동의 유연화와 노동시간이 생산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차후 다른 포스팅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산업과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산업 효율화, 평생교육, 노동연령 확대, 로봇 및 AI 기술혁신 등이 있습니다.
산업 효율화
효율화는 투입 대비 높은 산출량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산업 효율화는 노동인력 대비 높은 생산지수를 얻을 수 있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장기고용보단 노동유연화, 긱 이코노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시장 내 우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필요할 때 계약을 통해 짧게 일하는 유연한 노동 시장입니다. 기업에서는 필요한 능력을 빠르게 구하고 처리에 필요한 시간만큼만 계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시간만큼 유연하게 일하고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이와 동시에 숙련된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산업군에서는 양질의 인력을 오래 잡아두기 위해 좋은 노동조건을 제시할 지도 모릅니다. 고용의 안전성 또한 포함될 것이고요.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인력의 다수는 기계가 대체하면서, 이는 소수 인력에 한정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생교육과 노동연령 확대
사회가 고령화되고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니, 당연하게도 고령인구를 재교육시켜서 노동시장으로 다시 데려오자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국가의 재정부서에서는 늘어나는 고령인구가 일 안하고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의 연금을 뿌릴 수가 없습니다. 인구 감소로 시장 축소와 국가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데, 고령인구 복지에도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고령인구는 더 일해야 합니다. 자신의 노후를 본인이 좀 더 길게 책임져야 합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평생교육과 직업 교육을 통해, 사라지는 인력을 다시 재교육시켜 미래 산업의 노동인력으로 투입하는 겁니다.
싱가포르의 대학은 평생 학습으로 졸업생을 지원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졸업생은 입학시점으로부터 최대 20년동안 산업 관련 과정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는 약 900여개의 성인 교육 센터가 있으며, 교육 코스 및 여행 등의 다양한 행사를 제공합니다. 일정 등록비를 지불하고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평생교육 제도가 다양합니다. 사이버 대학교 제도도 있고, 직업훈련 전문 학교에서 산업 특화 교육도 제공하고 있죠. 앞으로 산업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 우리 세대 또한 계속 몇 년마다 직업훈련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봇, AI기술 전방위적 도입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한 때가 2016년입니다. 7년 전이네요. 산업의 각 분야는 점점 발전하고 첨단화되고 있으며, 기계와 소프트웨어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수십 명 분의 생산성을 잘 훈련된 기계와 프로그램이 해냅니다. 매우 성공적인 산업 효율화를 이뤄낸 겁니다. 로봇과 AI기술은 앞으로도 더욱 정밀화되고 넓은 분야에 적용되겠죠.
그러나 일반적인 교육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혁신적인 기술이 노동자의 자리를 대신하자, 이를 사용하는 기업에 로봇세를 부과하자는 의견이 꾸준하게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기업의 물건을 소비하는 것은 실제 사람이니,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수익을 올리는 기업에 세금 패널티를 주는 것이죠. 일종의 네오-러다이트(기계파괴) 운동입니다.
"우리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안을 요구합니다. 논쟁점이 많은 주제이니 이번 포스팅에서는 짧게만 언급하겠습니다.
로봇세와 기본소득의 미래가 올까
사실 이 주제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되어왔습니다.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는 기업으로부터 걷은 로봇세를 기본 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현재 로봇세는 글로벌 안건 사항일 뿐 실제로 부과되고 있지 않습니다. 혁신을 위해 자동화와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에 패널티로 세금을 부과하면, 기업의 혁신 의지가 저하되고 산업의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1차 노동 산업이 주류를 이뤘을 때, 기계 도입으로 해고된 사람들이 다시 다양한 산업으로 흡수되어 기계와 함께 더욱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내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근로할 수 있었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한 나라에서 기업에 로봇세를 부과할 경우, 해당 기업은 로봇세 제도가 없는 다른 나라로 이동해 국가 산업의 둔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을 고용해 원활한 시장 사이클을 만드는 기업이, 나라를 이탈하는 것은 국가기관 입장에서는 매우 근심할 일이겠죠.
그러나 기술 고도화로 산업이 효율화되면서, 단순 노동자의 자리는 점차 좁아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잘 훈련된 프로그램은 수백, 수천 명 분의 생산성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다루어져야 할 주제라 생각합니다.
마치며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을 기고하며, 인구감소가 한 나라의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았습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도 살펴보았고요.
한국 뿐만 아니라 인구감소,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이미 일어날 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각자도생하는 것이 가장 권장할 만한 해결책이라 생각합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 또한 약화되고, 복지 연금은 적어지기 때문에 우리 세대는 더 길게 일해야 합니다. 평생교육을 들으면서 평~생~일하라는 말이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만 관점을 달리해보면 일하는 것 자체는 즐거울 수도 있는 일이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길게 포스팅했던 인구 시리즈를 이쯤에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다른 글들도 짧고 유익하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공부해주셔서 감사드리며 간략히 마치겠습니다.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 : 인구 감소는 이미 글로벌 추세
세계 각국은 이미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한 국가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인구구조적 위기상황을
saltedtime.tistory.com
자료 출처 : Forbes<Should We Have A Robot Tax? Part 1>
'트렌드 >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해력 논란과 미디어의 세대교체 : 숏폼 비디오 플랫폼의 습격 (0) | 2023.02.19 |
---|---|
문해력 논란과 미디어의 세대교체 : 내 집중력이 퇴화하는 이유 (0) | 2023.02.15 |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 : 인구 감소는 이미 글로벌 추세 (0) | 2023.02.02 |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 : 3억의 고령자와 중국의 인구부양책 (0) | 2023.01.30 |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 : 부자가 되기 전 늙어가는 중국 (2) | 2023.0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