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근무, OECD 뒤에서 5위인 한국의 근로시간 체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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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근무, OECD 뒤에서 5위인 한국의 근로시간 체감하기

by 솔타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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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한국의 근로시간


온라인의 주 69시간 근무 시간표.

주 69시간, 주 64시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근로를 개정한다는 기사의 반응이 대단합니다. 직장인들의 등골이 서늘해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근로시간은 주 52시간 유연근로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16일,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추진이 '주 92시간' 논란을 빚었고, 고용노동부는 '근무일 사이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을 도입해 과로를 막겠다고 밝혔죠. 주휴일 유무에 따라 한 달에 한 주는 최대 80.5시간 또는 주 69시간을 일시적으로 바짝 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근로시장 관련 정책을 접할 때마다, 현재 생산인구감소로 큰 난항을 겪을 예정인 중국의 정책이 자꾸 겹쳐 보입니다. OECD 평균 근로시간도 함께 살펴봅시다. 오늘도 쉽고 간략하게 주 69시간/주 64시간 근무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 52시간에서 주 64/69시간으로의 변화

정부가 추진하는 근무제도 개편안 (출처 : 보안뉴스, 고용노동부)

현재 법정근무시간은 주 40시간이고, 연장근무는 최대 12시간입니다. 이를 더한 총합이 주 52시간인 것이죠. 노동 분야는 윤석열 정부가 줄곧 개혁의지를 피력해 왔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1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 12시간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확대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변화가 생기게 되죠.

 

연장근로 단위 변화에 대한 이해

이게 왜 문제가 되는 사항이냐면 평균으로 따졌을 때 1주 12시간을 만족하면 되는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1주 단위가 아니라, 한 달 4주 단위로  따지면 전체 근무시간 총량은 208시간이 됩니다. 이제 208시간을 최대로 욱여넣어 가장 바쁜 한 주를 가정해 보면, 해당 주는 최소 주 69시간에서 최대 80.5시간 근로가 가능합니다. 

 

 

주 69시간 근무

작년 고용노동부에서 근로시간 개혁 의지를 내비치면서 장시간 노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정부 지시로 구성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근무 후 11시간 연속 휴식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죠.

 

이를 바탕으로 근로시간을 계산하면 24시간 - 11시간 = 13시간이 남습니다.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4시간 근무시 30분의 휴식) X 3 = 1.5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13시간 - 1.5시간 = 11.5시간을 하루에 근무할 수 있죠.

 

주휴일에도 일하면 주 7일 X 11.5시간 = 80.5시간이 되고, 일요일을 쉴 경우 주 6일 X 11.5 = 69시간이 됩니다. 주 5일 근무하고 싶다면 새벽까지 일해야 하죠.

 

주 64시간 근무

주 64시간은 주 69시간에서 5시간가량 줄어든 근무제입니다. 5시간이 어떻게 나왔을까요? 처음 기사를 읽었을 땐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인가 생각했는데, 휴식시간을 없애는 것이더군요. 개인적으로 놀랐습니다.

 

주 6일 근무에서 11시간 연속 휴식제를 도입하지 않고 하루 약 30분만 쉴 경우, 원래 휴식시간이었던 1시간 X 6일 = 6시간이 나옵니다. 직장인들의 경우 하루 8시간 근무에서 보장받는 1시간은 점심시간으로 사용되죠. 점심시간을 40분으로 줄이고, 저녁시간을 없애면 딱 주 64시간이 나오네요. 저녁 안 먹고 일하는 스케줄입니다. 물론 저녁시간도 없으면 일하기 힘드니, 하루 24시간을 넘겨 새벽까지 일하고 그 빌려온 시간을 저녁시간으로 활용하겠죠.

 

 

무엇이 문제라서 근로시간을 변화시킬까?

정부에서 무엇을 두려워하고 근심하고 있길래 근로시간에 칼을 대면서 변화시키려 하는지가 궁금해, 찾아봤습니다. 노동생산성 강화, 포괄임금제 개선, 노동시장 유연화, 친기업시장경제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하나 하나 이 글에서 뜯어보기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개정으로 시장에서 최대한의 생산성을 도출해내려고 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쪼그라들어가는 시장 규모, 시장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러한 방향으로 다가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023 인구절벽의 나비효과와 전망 :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현실적인 대응책

전세계적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어떻게 대비할까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미 확정된 사실입니다. 늦어도 지금으로부터 12년 후인 2035년 즈음에는 인도와 같은 몇몇 국

saltedtime.tistory.com

 

 

 

OECD 평균 근로시간

OECD 근로자의 연 평균 근로시간, 2021 (출처 : data.oecd.org)

한국의 노동시간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긴 편에 속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계실 것 같아 OECD 데이터를 직접 가져왔습니다. 뒤에서 5등입니다. 여러모로 대단합니다. 실력주의와 노동유연화로 따지면 절대 따라가기 힘든 미국보다도 압도적인 근로 시간을 자랑합니다.

 

 

주요 선진국의 연장근로 규제 현황 (출처 : 머니투데이)

미국, 일본, 영국의 연장근로 규제 현황을 나타낸 도표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고 나니 타 국가의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굳이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연장근로를 끌어 모아도 한국의 일반적인 근로시간에는 못 미치네요.

 

 

근로개정에서 과거의 중국이 느껴진다

현 정부에서 노동시장, 근로에 대한 정책을 펼칠 때마다 중국의 정책이 겹쳐보이는 기분이 듭니다. 기업 친화적, 최대한의 노동생산성 도출, 학제 단축, 생산가능인구의 기하급수적인 감소, 그 외에도 존재하지만 이 글에서는 이 정도로 언급하겠습니다.

 

2019년 중국의 IT기업 노동자들은 996제(아침 9시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주 6일 지속)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쳤죠. 알리바바의 마윈과 같은 사업가들은 996제를 축복이라며 옹호하다가 극심한 비판의 목소리를 맞았습니다. 과로사 문제가 화두에 올랐고, 현재 중국의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 주 최대 44시간입니다.

 

현재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도 존재하지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관리하고 있다고 하니 최소 2019년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케이스를 보니 한국의 근로시간이 역행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해 보입니다.

 

 

고용노동부의 해명

고용노동부의 해명 (출처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가져온 정정보도 해명안입니다. 자료를 찾다가 읽게 되었는데, 판단은 글을 읽는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작년 정부 지시로 자문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만들어졌고, 이 자문기구는 11시간 연속 휴식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죠. 말의 서두를 따지자면 고용노동부에서 직접 언급한 말은 아니긴 합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합니다. (출처 : 프레시안)

 

 

마치며


 

주 69시간, 주 64시간 근무제 모두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IT나 납입기간이 급한 중소기업에서는 시장 타이밍에 따라 필요한 때가 존재하는 개정안이라고 하지만, 개선을 위한 변화는 그 끝이 힘없는 개인을 가리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법입니다.

 

시장이 개인의 생산성을 쥐어짜낸다면 개개인의 삶의 수준과 행복도는 유지될 수 있을까요? 생각이 깊어집니다.

 

 

 

 

 

자료 출처 : 한겨레<정부, 11시간 연속 휴식 없는 ‘주 64시간’ 근무 방안 검토>

국민일보<‘주 최대 69시간근무’도 벅찬데 11시간 연속 휴식없는 주 64시간?>

머니투데이<'주52시간'에 갇힌 대한민국…"노동개혁 못하면 망한다">

BBC<중국, 과로사 이어지자 996 근무제 손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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